환경/대기오염

푸른하늘과 가시거리

박하D 2023. 4. 22. 21:14

 

빛과 색깔의 정체는 무엇인가?

인간이 여러 가지 색깔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신비로운 자연현상 중 하나이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도 사람들은 빛과 색깔의 정체를 알기위해 노력하였고, 빛이 직진하고 반사하며 굴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한, 지구상에서 모든 빛과 색깔의 근원이 태양에서 나온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영국의 뉴턴 은 광학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한 물리학자로서 태양과 같은 백색의 가시광선이 유리 프리즘을 통과할 수많은 색으로 나뉘는 현상을 발견하고,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으로 구분하였다. 든 색이 다시 합쳐지면 다시 백색이 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당시 뉴턴은 음악의 7음계인 도레미파솔 라시도를 모방하여 색깔을 7가지로 나누고, 파랑, 초록, 빨강의 3가지 색을 빛의 원색이라고 정의하였다. 태양이 지구로 보내주는 빛에는 가시광선과 더불어 사람이 없는 자외선 적외선 들어 있다.

사람 눈에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 있다. 이 망막 속에는 명암 감지센서인 간상세포와 색 깔 감지센서인 원추세포가 들어있다. 이 원추세포 안에는 다시 빨강, 초록, 파랑의 3종류의 빛을 받아들이 는 감광색소가 있는데, 개와 고양이는 감광색소를 2가지를 가지고 있어 사람보다 색체가 적은 세상에 살 고 있다. 반면, , 물고기, 개구리는 4가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새의 경우 인간과 달리 자외선 감광색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보다 매우 다채로운 세상을 보면서 살고 있다.

 

인간과 가시광선

만약 여러분이 우주복 없이 지구상공을 유영한다면 강력한 태양광선 때문에 살 수 없을 것이다. 지구 의 대기권은 강력한 태양광선을 막아주는 우주복 역할을 하고 있다. 태양광선은 지구로 들어오면서 흡수 되거나 산란되면서 극히 일부 빛만이 지표면에 도달한다. , 태양광선 중 강력한 X-선과 감마선은 고층 공기속의 질소나 산소분자가 흡수하며, 역시 인간에게 해로운 자외선은 성층권 오존분자가 흡수하고 있 . 따라서 인간에게 친숙하고 유용한 전파, 가시광선, 적외선만이 지구표면에 도달하게 된다. 그중 가시광 선은 지구를 따뜻하게 해주는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하며 색상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어찌 보면 지구상 의 모든 생물종은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빛의 성질에 맞추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 대기권에는 공기분자도 존재하지만 많은 양의 분진이 불규칙하게 분포하고 있으며 기체상 오염물 질도 다량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태양광선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 이와 같은 기체상 및 입자상 물질에 흡 수되거나 산란되어 약해지거나 굴절된다. 모든 빛은 고유의 파장을 가지고 있는데, 가시광선 중 파란색은 파장이 짧으며 빨간색은 파장이 길다[파랑 (0.380.5 m), 초록 (0.50.6 m), 빨강 (0.60.75 m)]. 공기 분자에 의한 산란은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쉽게 일어난다. , 빨간색보다는 파란색이나 보라색이 쉽게 산란된다.

 

시정이란 무엇이고 가시거리란 무엇인가?

어떤 까만 물체가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저 멀리 지평선 상에 놓여 있다고 하자. 이때 날이 어두워져서 주변배경이 까맣게 된다면 여러분은 더 이상 그 물체를 볼 수 없게 된다. 여러분이 어떤 물체를 볼 수 있 다는 것은 주변의 하늘색과 대조하여 물체가 구별되기 때문이다. 만약, 날이 어두워지는 것처럼 공기 중 에 오염물질이 많이 섞여 있다면, 하늘의 색이 불투명하게 되어 주변과 구별이 안 되기 때문에 가까운 물 체도 없게 된다.

전문적인 대기환경에 관한 충분한 지식이 없어도 공기가 좋고 나쁜지를 쉽게 판단할 있는 척도가

시정이   좋은   날의   서울   ( 위쪽 ) 과   시정이   나쁜   날의   서울   ( 아래쪽 )   ( 사진출처 :   경주대학교   김경원 )

 

 

시정 (visibility)이다. 저 멀리 떨어진 남산타워가 어제는 잘 보였는데 오늘 보이지 않는다면 시정이 나빠 졌다고 말하며 또는 가시거리 (visual range) 짧아졌다고 말한다. , 시정이란 공기를 통해 얼마나 멀리 볼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척도를 의미하며, 가시거리는 여러분이 지평선 넘어 하늘을 배경으로 완전히 검은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실제거리이다. , 물체와 주변배경을 구분하지 못할 때까지의 거리로서, 원경이나 안경과 같은 광학 보조 장치의 도움 없이 이론적으로 있는 거리이기도 하다.

시정은 공기 중에 존재하는 대기오염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변화가 생긴다. 맑은 날 멀리 보이던 북 한산이 흐린 날 보이지 않는 이유는 대기오염물질들이 북한산에서 반사된 빛을 산란시키거나 흡수하여 여러분의 눈에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의 눈은 시신경세포에서 빛의 세기를 감지하는데, 주변 하늘의 빛의 세기와 북한산의 빛의 세기의 반응속도 차이를 통해 북한산이라는 형상을 인식하게 된다.

 

가시도가 좋지 않으면 하늘의 색이 변할까?

가장 청정한 공기 중에서도 우리가 지평선을 따라 사물을 수 있는 능력은 배경기체나 분진 때문에 수백 km로 제한되어있다. 하지만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우리는 수백만 km 떨어진 별에서 나오는 빛을 식별할 수 있다. 수평으로 보는 것과 수직으로 보는 것의 차이점은 우리 눈앞에 있는 기체분자나 분 진이 수직선상보다는 수평선상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구 하늘의 색은 순수한 파란색 빛에 빨간색 빛과 녹색 빛이 적당하게 혼합되어 만들어진 상쾌한 기 분을 주는 색깔이다. 그래서 푸른 하늘을 볼 때마다 맑은 공기를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기며 상 쾌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인간이 이러한 지구환경에 맞추어 적응하고 진화하였기 때문에 갖는 본능이기 하다.

그럼에도 공기 중에 대기오염물질들의 양이 증가하면 하늘의 색은 뿌옇게 변한다. 어째서 시정이 좋지 않으면 하늘의 색이 변할까? 대기 중에 떠다니는 오염물질들은 일상생활에서 우리들이 바라보는 물체의 빛에 대한 성질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가시광선 영역의 무지개 색 중 물체에서 반사 혹은 산란 된 빛만을 보게 되며, 흡수된 빛은 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공기 중의 대기오염물질도 같은 원리로 색깔을 띤다. 대기오염물질은 기체상 오염물질과 입자상 오염물질(분진)로 구분되는데, 기체상 오염물질은 그 크 기가 매우 작아 빛을 산란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입자상 오염물질보다 상대적으로 작다. 극히 일부 기체상 오염물질만이 특정한 색을 흡수하는데, 이중 하나가 이산화질소 (NO2) 이다. 이산화질소는 공기 중에서 태 양광으로부터 입사된 빛 중 파란색 빛을 상대적으로 많이 흡수하여 노란색 띤다.

반면, 분진은 특정한 빛을 흡수하는 능력보다는 모든 색깔의 빛을 산란시키는 능력이 매우 크다. 일반 적으로 황(S)과 질소(N) 성분과 결합된 황산염과 질산염 입자와 유기탄소 성분으로 구성된 유기물질들이 공기 중에서 태양에서 들어온 빛을 모두 산란시켜 흰색 빛을 띠게 된다. 예외가 있다면, 입자상 오염물질 중 원소탄소(C) 입자는 태양에서 들어온 빛을 모두 흡수하여 검정색을 띤다. 우리가 흔히 매연 혹은 검댕이라고 부르는 물질의 주요 성분이 원소탄소이다.

 

목측법에 이용되는 시정도

 

이제 이들 오염물질들이 섞여 만들어지는 색깔에 대하여 알아보자. 공기 중에서 존재하는 오염물질의 종류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빛의 파장보다 작은 분진은 기체분자들과 마찬가지로 파란빛을 우 선적으로 산란시키기 때문에, 미세분진들은 파란 빛을 우선적으로 산란시킨다. 때때로 산불이 난 후, 달이 푸르게 보이는데(blue moon), 이는 미세한 유기성 분진에 의해서 파란빛이 산란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로 폭우가 내린 후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습도가 낮아지면 분진은 수분을 점차 상실하게 되어 크기가 줄 되고, 이에 따라 파란빛을 우선적으로 산란시키기 때문에 하늘은 짙은 푸른색으로 보인다.

대개의 경우 공기 중에는 황산염, 질산염, 유기물질들이 다른 오염물질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많이 존 재한다. 이산화질소의 노란색 빛과 원소탄소의 검정색 빛이 혼합된 정도에 따라 회색 빛 혹은 갈색 빛으 로 나타나는데, 흰색 빛을 띠는 오염물질들이 더 많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옅은 회색 빛 혹은 옅은 갈색 빛을 띠게 된다. 공기 중에 어떤 오염물질이 얼마만큼 존재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시정이 나쁘면 하늘의 색이 하늘색 빛으로부터 연한 회색 빛 혹은 연한 갈색 빛으로 변하게 된다.

 

가시거리는 어떻게 측정하나?

대기오염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시정은 그 활용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가시거리의 측정은 정확성과 재현성을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가시거리 측정법 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사람의 눈으로 거리를 확인하는 목측법이며, 두 번째는 광학장치를 사용 하여 빛이 소멸되는 양을 측정하는 광학적 측정법이다.

 

현재 기상청에서 숙련된 전문가에 의하여 매일 3시간 간격으로 목측법에 의한 가시거리가 측정되고 있다. 목측 측정은 주간과 야간으로 구분되는데, 주간 측정 시에는 관측자가 지면 가까이에 위치한 적당 한 크기의 검은 물체를 목표물로 설정하고, 안개나 하늘 등의 산란성 배경 하에 식별할 수 있는 최대거리 를 측정한다. 이때 두개의 목표물 사이의 거리를 판단할 없는 경우(, 가까운 목표물은 보이나, 의 목표물이 안 보일 ), 가까이에 있는 목표물의 윤 곽 선명도와 색조 또는 중간에 있는 지면이나 해면의 선명도 등을 참작하여 가시거리를 추정한다. 가시거리 관측단위는 킬로미터(km) 기본단위로 하며, 시정이 아주 나쁠 때에는 100 m 또는 10 m 단위로 관측한 .

광학적 측정법은 전등에서 발생된 빛을 일정 거리 에서 수신하여 빛의 양이 어느 정도 감소했는지를 광 학장치를 이용하여 측정하는 방법이다. 현재 전 세계 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장치는 광전달계측기 (transmissometer) (그림) 이다.

목측법과 광학적 측정법은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사 용되고 있는데, 시정이 나쁜 날에는 가까운 거리를 보 다 정확하게 측정할 있는 목측법으로 보정하고, 정이 좋은 날에는 먼 거리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광학적 측정법으로 보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1940년대부터 목측법으로 시정거리를 측정하고 있으며, 1990년대에 들어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광학적 측정법이 도입되어 이용하고 있다. 시정의 상황은 도시지역이 농촌지역과 비교하여 좋지 않으며, 도시지역 중에서는 서울이 가장 나쁜 상태 보이고 있다. 목측법으로 측정된 자료 기준으로 서울의 시정 상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의 시정거리는 1980 이후부터 조금씩 개선되는 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목측된 월평균 가시거리는 8~15 km 정도이며, 광학적 측정법으 측정된 자료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차례 매우 좋은 가시거리를 보일 때가 있는데 (예를 들어, 2010 5 26 서울의 가시거리는 35 km 나타남)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상공에 저기압이 머물며 지속적으로 비가 내려 대기 중 오염물질을 씻어 내린 후에 차고 맑은 공기가 유입될 때 나타난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시정 상황은 어떠할까? 각국의 시정은 나라의 경제적 수준 환경정책의 방 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정에 대한 규제기준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매우 좋은 시정을 가지고 있다. 미국 도시지역의 월평균 가시거리는 2050 km 정도이며, 국립공원 지역에서는 180 km까지 있는 날도 있다. 유럽의 여러 선진국들뿐만 아니라 일본의 시정 상황도 우리나라보다양호하다.

참고로 지구상에서 오염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을 경우 가장 멀리 있는 이론적 거리는 350 km이다.

 

시정악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선진국의 국가 경제성장에는 관광산업의 증진이 몫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 컨텐츠와 쾌적한 여가 지역 각광 있다. 국내 관광객 불러들 핵심적 관광산업 증진 요소 중 하나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맑은 하늘이다. 시정이 악화된 도시는 지역민들에게 조차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정악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공기 중에 떠다니는 대기오염물질의 양을 줄이 는 일이 급선무이다. 시정을 악화시키는 주요한 대기오염물질인 황산염, 질산염, 유기물질, 원소탄소 등은 주로 공장과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는 우리가 생활하는 가운데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물질은 배출원에서 직접 배출되기도 하지만, 가스상으로 배출된 일부 오염물질에 의해 대기 중에서 2차적으로 생성되기도 한다. 특히 상대 습도가 높을 때 대기 중의 수분을 흡수함으로써 미세입자가 성장함에 따라 빛을 산란하여 시정을 한층 악화시킨다.

야외에서 고기를 구울 때, 플라스틱류의 제품을 태울 때, 페인트를 칠할 때 등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일들에서도 시정을 악화시키는 대기오염물질이 발생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시정상황도 머지않아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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