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오존과 나쁜 오존
여러분은 오존과 관련하여 가끔 혼란과 의문을 갖는다.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오존주의보 발령을 들을 때면 오존농도가 높다고 걱정하면서, 성층권에서 오존홀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오존농도가 낮다고 걱정한다. 사실 이들 오존은 화학적으로 정확하게 같은 물질이지만 존재하는 위치에 따라 달리 취급받고 있 다. 간단히 말해, 지표면 오존이나 복사기에서 나오는 실내 오존은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피해를 주는 인위 적 오염물질로서 지표면 오존은 광화학 스모그의 주요 구성성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층권 오존은 태양에 서 지구로 들어오는 유해한 광선을 막아주는 고마운 물질이다.
오존층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할까?
우선 고마운 오존이 들어 있는 오존층에 대해 알아보자. 인류가 지구 대기권 중에 오존층이 있다는 사실 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100여 년 전의 일이다. 지구의 대기권은 지표에서 11 km까지를 대류권이라 하고 11~50 km를 성층권, 50~80 km를 중간권, 그 이상을 열권이라고 부른다. 지구를 사과 크기로 가정하면, 대 기권은 사과껍질 두께도 안 될 정도로 얇다. 이 얇은 대기권의 20%를 산소가 채우고 있는데, 그마나 산소 는 대류권에 거의 몰려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옅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표면 대류권 속의 산소는 안정 된 산소분자 (O2) 형태로 존재하지만, 성층권 속의 산소는 태양의 강한 자외선을 받게 되어 2개의 산소원자 (O)로 분해된다. 이 분해된 산소원자(O)는 반응성이 강하므로 또 다른 산소분자(O2)와 결합하여 오존(O3)을 만든다. 이와 같은 반응이 지상 10~15 km, 지상 20~25 km 등 두 개의 층에서 주로 일어나며 오존층이 만 들어진다. 이와 같이 오존층이란 성층권내 오존이 밀집한 구역을 의미하며 여기에 전체 대기권 오존의 90%가 몰려 있다.
오존층의 오존은 태양의 유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상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보이지 않는 필터 역할을 하 며 태양광선을 막아주고 있다. 성층권 오존의 농도는 북반구에서는 여름철에 높고 겨울철에 낮다. 오존층의 두께는 보통 돕슨 (Dobson) 단위로 표시하는데, 지구대기중 오존의 총량을 표준상태에서 두께로 환산하여 1 mm를 100 돕슨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적도지방에서 오존의 총 두께는 2 mm (200 돕슨) 정도이며, 극지방에서는 4 mm (400 돕슨) 정도이다. 오존홀이란 오존이 하나도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 지 오존의 두께가 주변과 비교하여 급속히 얇아져 220 돕슨보다 낮은 현상을 의미한다. 참고로 대기권 공기 의 두께를 오존과 마찬가지로 표준상태에서 환산하면 10 km 정도가 된다. 달리 이야기하면 10 km의 공기 중에 섞여 있는 약 3 mm의 오존층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있다.
오존층 파괴와 프레온 가스의 역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화학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중 염소원자를 가지고 있는 화합물들이 지상에 배출된 후 성층권으로 올라가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롤랜 드 교수와 몰리나 교수는 프레온 가스에 의한 오존파괴 메카니즘을 1974년 처음 규명하였다.
염화불화탄소 (CFC: chloro-fluoro carbon; 염소, 불소, 탄소 등 3 원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통 프레온 가스로 통칭한다)가 1930년대 미국에서 발명된 이후 현재도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냉장고나 에어 컨 속의 냉매, 스프레이 깡통속의 분사제, 전자 회로판 등 반도체의 세제, 각종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수지의 발포제, 불을 끄는 소화제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들 가스는 열과 화학약품에 안정하며 비활성이고, 무미 무취 무독성 물질로 한때는 금세기 최고의 화학물질로 여겼으나, 이 가스의 최대 장점이기도 한 화학 적 안정성이 이제는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즉 프레온 가스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기 때문에 성층권의 강한 자외선이 아니면 대류권에서는 파괴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사용한 프레온 가스는 지표면에서 분해되지 않고 아주 서서히 성층권으로 이동한다. 결국 성층권 내의 강한 자외선을 받아 자유 염소원자와 불소원자로 분해되는데, 이 염소원자가 성층권 오존과 반응하면서 오존의 농도가 감소하게 된다. 이때 염소 원자는 안정된 화합물로 변하여 성층권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10만개 이상의 오존분자를 파괴시킨다.
오존층의 파괴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과학자들은 1950년대부터 오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오고 있다. 분석결과 성층권 오존의 농도는 1970년대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1979년 이래 남극의 오존홀 면적이 계속 넓어지고 있다. 전 지구 의 오존 감소도 1980년대 초부터 관측되고 있으며, 남극과 유사한 오존감소 현상이 북극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의 자료에 의하면, 오존의 농도가 중위도 지역에서도 감소하고 있으며 결국 에는 적도 상공에서도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이후 남극의 영국과학자들은 지상관측을 통하여 오존농도가 10월 중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곧이어 인공위성 자료를 통해 확인하였다. 남극에서 오존홀(즉, 오존 농도가 220돕슨 미만 인 경우)이 처음 나타난 해는 1979년으로, 1987년에는 1979년보다 오존이 50% 정도 감소하였다. 특히 고 도 15~20 km 영역에서는 무려 95% 정도의 오존이 감소하였다. 그 이후 오존홀 현상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오존홀의 면적도 넓어지고 있다.
남극의 오존홀 현상은 매년 9월과 10월에 5~6 주간 나타나는 계절적인 현상이다. 이 시기는 극야에서 벗어나 태양광을 받아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남극의 봄철이다. 과학자들은 이때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 하였다. 남극의 기온이 영하 78도 밑으로 떨어질 때마다 붉은 진주 빛의 구름이 생기고, 몇 달후 봄이 되면 오존파괴가 본격화 된다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우리는 이 구름을 극성층운이라고 부르는데, 매우 추울 때만 만들어지는 이 구름 속에는 염소분자가 가득 있었고, 봄철에 태양광을 받아 다시 오존파괴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북극은 항상 남극보다 따뜻하여 이 구름이 거의 생기지 않지만, 북극이 추워질 때마다 북 반구에도 오존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존층 파괴의 영향
지구상 생명체는 자외선의 정상적인 허용수준에 맞추어 진화해왔다. 자외선량이 허용수준에 있다면, 자외선은 살균작용과 함께 체내에서 비 타민 D를 합성하여 골조직의 성장 에도 도움을 준다. 하지만 자외선에 과다 노출된다면 많은 생물종들의 생존은 위협을 받게 된다. 만약 오 존층에 오존이 충분하다면 이런 유 해 자외선을 막아주겠지만, 오존이 조금이라도 모자란다면 자외선량은 허용수준을 벗어나게 된다.
피부는 자외선에 민감하며 쉽게 검게 변한다. 요즘 자외선의 유해성이 논란이 되면서 여름철에 자외선 을 차단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노화가 진행되고, 기 미, 주근깨, 각종 피부종 등이 발생 한다. 유해 자외선은 피부뿐 아니라 피부 내부까지 깊숙이 침투하여 DNA의 일부를 손상시키고 마지막 에는 피부암으로 발전시킨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오존 농도가 1% 감 소할 때 자외선은 10% 증가하며 피부암은 5% 증가한다고 한다. 가끔 백인종이 황인종보다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하지만 자외선 은 모든 인종에게 절대적으로 위해하다.
그 밖의 인체영향으로는 시력장해를 들 수 있다. 해수욕이나 스키를 탄 후에 결막염과 각막염이 자주 발 생하는 이유는 태양 자외선이 눈이나 물에 반사되어 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심할 경우 시력을 손상하 는 경우도 있으며 만성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면 백내장을 일으킨다.
유해 자외선이 증가한다면 식물이나 플랑크톤에도 영향을 주어 결국 생태계에 영향을 준다. 감수성이 민 감한 식물에 자외선을 쪼이면 잎의 면적이 작아지고 영양성분비가 바뀌어 병에 걸리기 쉽다. 특히 대부분 농작물은 자외선에 매우 민감한데, 광합성작용과 수분 이용율이 감소하여 잎이 파괴된다. 따라서 오존고갈 현상은 전 세계 주요 농작물의 생산량을 감소시켜 식량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바다의 플랑크톤도 자외선 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물 표면에 존재하는 광합성 플랑크톤은 강한 자외선이 비친다면 광합성이 저해되어 거의 죽게 된다. 플랑크톤은 전체 먹이사슬의 기본이므로 생태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지구에서 가장 큰 생물인 푸른 고래는 지구에서 가장 작은 생물인 광합성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여야 하나?
인간이 대기 중으로 방출한 프레온 가스는 안정하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고 20년에서 120년 또는 그 이 상까지 대기권에 머물면서 오존층을 파괴한다. 또한, 우리가 오늘 폐기처분한 에어컨 속의 프레온 가스가 수 십 년이 지나 오존층을 파괴할 수 있다. 프레온 가스는 한편으로는 이산화탄소처럼 지구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이기도 하다.
프레온 가스의 위협은 1976년 국제연합환경계획에서 국제적으로 처음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과학적인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었으며, 국제연합, 세계기상기구, 각국정부의 과학기관, 환경운동 단체, 프레온 가스 제조기업 등이 대책 마련에 함께 참여하였다. 그 후 오존층 파괴문제가 심각한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1988년도에는 오존층 보호를 위한 비엔나 조약이 20개국이 체결하여 발효되었고,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 몬트리올 의정서에 조인하였다. 우리나라도 1992년 여기에 가입하고 서명하였다.
오존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프레온 가스를 대기 중에 방출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 프레온 가스의 사용 을 줄이는 몇 가지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프레온 가스 자체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 공정과 제품을 개발하 는 기술과 프레온 가스를 폐기할 때 가스를 회수하거나 재생하는 기술이 유망한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한 편, 전 세계 정부는 같은 성능을 가지고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대체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개발 원리는 매 우 간단하다. 프레온 가스의 장점이며 최대 약점은 대류권내에서 안정성이 크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화합 물에 염소대신 수소로 치환하여 불안정한 가스를 만드는 기술과 염소대신에 불소로 치환하여 더욱 안정한 가스를 만들어 성층권에서도 분해되지 않도록 가스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미 많은 대체품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각국 정부와 국제조직들은 오존층의 파괴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모든 국가가 각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각국 정부는 협정에 따라 정책적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이행속도가 느 릴 수밖에 없다. 큰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회공동체와 개인이 함께 참여하여야 한다. 현재 가장 어려운 점 은 오존층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 환경단체들이 앞장서서 대중의 경각심을 고취시 키고 기존의 가치관과 행동양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지구환경문제에 대처하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하고 운영하여야 한다. 또한 기업체의 경우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늘 압력을 받고 있으나 지구환경문제에 적 극 참여하고 있는 환경친화기업을 적극 알려 그렇지 않은 기업과 비교할 수 있다.
여러분이 각자 오존파괴에 맞설 수 있는 전략은 오존파괴물질을 함유한 제품의 구매를 피하는 것이다. 소화기, 발포성 제품, 냉장고와 에어컨 등을 구입하기 전에 기술적으로 충분히 프레온 가스를 대체할 수도 있는데 사용하고 있다면 구매를 포기한다. 그러나 오존파괴물질을 이미 함유한 물건을 사용하고 있다면, 폐 기할 때 프레온 가스를 회수하는 회사를 선택하여야 한다.
한편, 우리는 자외선의 영향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한다. 우선, 태양이 가장 강렬한 시간대에는 피부 노출을 가급적 삼가고, 챙이 넓은 모자나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긴 소매의 셔츠와 긴 바지를 입는다. 또 한, 산이나 바다 등에서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할 때, 매 시간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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